호기심 왕성한 대한민국 2% ‘멘사 코리아’ (뉴스한국)
등록일 l 07-04-06 18:58 조회 l 1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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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1.멘사 코리아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한 신입회원들
2.재테크에 관심있는 멘산들의 모임인 헤징시그 회원들은 월1회 정기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3.멘사 코리아 지형범 회장
4.2006 멘사 코리아 정기총회 모습
5.멘사 코리아 신입회원 오리엔테이션 장면
 

“천재 집단이라는 표현은 거부합니다”

기사바로가기-->http://www.newshankuk.com/news/news_view.asp?articleno=s20070405194858s7167

[호기심 왕성한 대한민국 2% ‘멘사 코리아’ ]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외과의사 봉달희>에서 ‘버럭 범수’라는 닉네임으로 인기를 모았던 이범수.
그가 연기한 안중근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의사지만 사람들과 쉽게 융화되지 못하는 역할이다.
그 캐릭터의 또 다른 특징은 ‘멘사’ 회원이라는 것. 그가 천재적인 의사임을 암시하기 위한 장치다.
지난해 탤런트 고현정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봄날>에서 의사 역을 맡았던 조인성 역시 멘사 회원으로 소개되었다.
극중 그가 맡은 고은호는 9초 만에 큐빅을 완벽하게 조립하고 놀라운 암기력을 가졌지만
그 역시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맺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역할이다.

재미있는 것은 극의 흐름 상 극대화한 내용도 있지만 실제로 대부분 멘사 회원들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흔히 천재집단이라고 알려진 멘사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다만 ‘지능이 높은 천재들의 모임’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워낙 드러내지 않고 활동하는 터라 일부에는 ‘그들만의 모임’ 혹은 ‘폐쇄적인 집단’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런데 얼마 전 멘사 게시판에서 벌어진 회원들의 덧글놀이가 뉴스로 보도되면서 멘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천재들의 평범한 놀이가 재미있다는 반응도 있고, 멘사가 천재 집단인가 아닌가에 대한 때 아닌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대한민국 2%를 자청하는 멘사. 그들이 궁금하다.

 -빠르게 성장하는 멘사코리아
멘사(Mensa)란 ‘둥근 탁자’라는 뜻의 라틴어다. 그 외에도 달(month)과 정신(mind)이라는 뜻도 있어
‘지능이 우수한 사람들이 한 달에 한 번 둥근 탁자에 모이는 모임’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멘사는 1964년 영국의 변호사 란스 웨어와 과학자 롤란드 베릴에 의해 처음 발족된 단체다.
발족 당시 천재들의 두뇌를 인류의 발전과 복지를 위해 활용한다는 표어 아래 인류 상위 2% 두뇌의 사람들로 결성되었다.
인종과 피부색, 종교, 민족, 연령, 교육과 사회 배경 등을 초월하고, 이익 추구나 정당색이 배제된 순수 친목 단체를 지향한다.
나라별로 구성된 멘사 조직을 국가 멘사라고 한다. 회원 수와 활동 정도에 따라 정회원국, 준회원국, 신생회원국으로 나누어진다.
전 세계 40여 개 나라가 국가 멘사로 등록되어 있고, 약 10만 명의 회원들이 100여 개 국가에 흩어져서 활동하고 있다.
멘사 코리아는 1996년 7월 멘사본부 간사장인 에드워드 빈센트와 국제 멘사회원인 안효진 씨가 협의하고
첫 테스트를 실시하면서 한국에 첫발을 내딛었다.
1997년 8월 첫 회장단이 발족되고, 이듬해 1월 멘사 코리아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식을 가졌다.
지난 2005년 국제 이사회의 승인하에 정회원국으로 승격되었다.
대부분의 국가 멘사가 정회원국이 될 때까지 15~20년이 걸린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르게 발전했다.
2005년에 한국과 함께 정회원국으로 승격된 홍콩만 해도 한국보다 10년 정도 앞서 국가 멘사를 조직한 나라였다.
멘사를 운영하기 위한 조직은 사무국과 분과를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행정 관련 처리는 사무국을 통해 이루어지고 분과는 분야에 맞는 활동을 하게 된다.
분과는 출판, 홍보, 기획, 테스트, 국제교류 , 교육 등 총 6개로 나뉘어 활동한다.
각 분과 활동은 모두 자원봉사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 멘사 테스트 합격률 최고
멘사 정회원은 ‘멘산(Mensan)’이라고 부른다. 일단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테스트를 통과하면 준회원 자격을 얻게 된다.
정회원은 멘사에서 정한 입회비를 내면 등록되고, 회원증과 회원번호가 발급된다.
번 발급된 회원번호는 멘사 코리아 사무국에 영구적으로 기록된다.
다른 나라에서 테스트에 통과한 경우에도 인증 서류를 사무국으로 보내면 멘사 코리아 준회원으로 인증되고 정회원 절차는 동일하다.
한국에서 멘사 테스트를 통과한 경우에도 다른 나라에서 회원인증을 받을 수 있다.

현재 멘사에 등록된 회원수는 정회원 732명 (2006년 12월 기준), 누적합격자수 3348명(2006년 11월 기준)이다.
현재 테스트를 통과한 사람과 멘사 회원으로 등록한 사람의 비율은 10대1 수준으로
멘사 테스트에 통과 하더라도 정회원으로 등록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단순히 자신의 수준을 테스트해보고 싶은 생각 때문에 시험을 보거나 멘사에 등록해도
개인에게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처음 멘사 테스트를 실시했을 때 약 150여 명이 응시했는데 약 66%의 합격률을 보였다.
다른 나라에 비해 합격률이 높은 것은 물론 거의 매 테스트마다 만점자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다.
이 같은 결과는 멘사 본부에서도 깜짝 놀랄 만큼 전 세계적으로 드문 현상이다.
멘사 코리아에서 사용하는 테스트는 레이븐스 매트릭스로 여타 지능검사 가운데 가장 연관도가 높게 나타난다.
또한 문화적인 차이를 완전히 배제한 비언어 테스트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테스트 통과자가 많다 보니 한 동안 신뢰도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멘사 코리아에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멘사 본부에 결과를 통보한 뒤 신빙성에 대한 문의를 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멘사 본부는 “테스트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다만 일정한 수준을 가진 사람들이 시험에 참가하기 때문에
그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램덤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시험을 보게 한다면
정확도에 대한 의심은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멘사 테스트는 매월 진행되는데 방학기간에는 응시자가 늘지만 평달에는 20~30여 명 가량이 시험에 응시한다.
그리고 여전히 높은 통과율을 보인다. IQ 지수 자체가 정의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많은 종류의 IQ 테스트가 존재하고 있다. 어떤 테스트에서는 138이라는 지수를 받은 사람이
다른 테스트에서는 148을 받을 수도 있고 어떤 테스트에서는 아예 산출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
래서 멘사는 가입 기준을 인류 지능의 상위 2%로 규정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세계적 지능지수도 높아져 멘사 내에서는 그 기준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멘사를 움직이는 힘 ‘시그’
멘사 내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모임은 바로 ‘시그(SIG)’다.
인류발전에 공헌한다는 멘사의 거창한(?) 창립 취지와 다소 동떨어진 느낌이지만 대부분 멘사 회원들은 시그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시그란 ‘스페셜 인터레스트 그룹(Special Interest Group)’의 약자로
‘특별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의 모임’을 의미하는데 일반 동호회 활동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멘사 회원이라면 누구나 시그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시그를 결성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최소 2명 이상 정회원이 모여 시그 코디네이터에게 개설신청을 하면 예비 시그로 등록된다.
 또한 6개월 이내에 정기모임을 가지고 5인 이상 회원이 모이면 정식 시그로 승급된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정식 시그는 총 20여 개. 예비 시그까지 더하면 실제로는 이보다 많다.
현재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시그는 온라인 게임, 보드게임, 만화, 소설, 만화, 음악, 운동, 봉사 등
취미 위주는 물론 재테크, 과학기술 등 지식과 정보공유를 목적으로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다양하다.

-우리는 천재가 아니다
그러나 이들 멘산은 대체적으로 몇 가지 비슷한 성향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 대체로 호기심이 많아서
자칫 산만해 보일 수 있다. 또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집중력 차이가 현저해 좋아하는 것에 대해서는
놀랍게 몰입하고 좋은 결과를 낳지만 싫어하는 것에는 오히려 뒤떨어지는 경향도 있다.
사회성이 결여되고 어려서부터 친구들과 어울리기 어려움으로 인해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한 사례가 많다.
이를 극복한 경우에는 오히려 남보다 튀는 성격의 소유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멘사라는 이름으로 모인 그들은 멘사를 통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자신과 같은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대화가 통한다는 사실 만으로도 그들에게 멘사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

멘사 코리아 지형범 회장은 “오죽하면 멘사에 가입했을 경우 가장 좋은 혜택이 같은 종족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을 꼽을 정도다.
대개의 경우 외로움을 많이 타는 사람들이기에 사회에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특성이 있다.
그러나 자신이 가진 특성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경우 급속도로 친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멘사를 통해 새로운 삶의 모델을 찾게 되었다는 정해진 회원은 “흔히 성공하려면 한 우물만 파야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멘사 회원들의 경우 호기심이 많아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산만하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멘사에 들어와서 호기심을 잘 활용해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 후
‘나도 저렇게 인생을 설계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나에게 맞는 인생의 모델을 찾을 수 있었다”고 장점을 설명한다.

멘사들은 지적 잠재능력을 갖춘 이들이고, 그런 만큼 호기심이 왕성하다.
새로운 문화와 가치에 대해 개방적이며 이해의 폭이 넓다.
인지 속도가 빠르고 약간의 훈련만 하면 두뇌처리 능력이 빨라지고 쉽게 개발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일수록 기복이 상당히 크다.
지능지수 2%에 들지 않는 나머지 98% 사람들은 대부분 지능지수가 안정적으로 나온다.
특히 IQ130 이하인 경우 오히려 학업성취도나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
2% 이상인 사람들은 기복이 심해 학업성취도는 오히려 기대 이하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멘사 회원들의 대다수가 “머리는 좋은데 왜 성적은 이 모양이냐”고 핀잔을 들은 경험이 있다고 한다.

지형범 회장은 “지능지수만 가지고 천재라고 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대한민국 2%가 천재라면 적어도 전체 인구 가운데 90만 명 이상이 천재라는 소리인데 실제로 그렇게 많을 수는 없다.
천재는 단순히 지수만 높아서 되는 것이 아니라 업적이나 학술적인 기여도를 인정할 만한 것이 있어야 평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소견을 밝힌다. 우희관 회원은 “우리가 멘사에서 한 것은 도형 추리를 기본으로 한 테스트일 뿐
다른 이해력이나 암기력 등을 테스트한 것이 아니다. 내 경우에는 남들보다 이해력이 떨어지는 편이라서
어떤 기준으로 보면 결코 머리가 좋다고는 할 수 없다”고 밝힌다.
전신우 회원 역시 “아이큐 테스트만으로 천재 운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멘사에서 정한 기준의 테스트에 합격한 사람들일 뿐이지 결코 천재는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정규성 회원은 과거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학창시절부터 공부를 하면 남들보다 적은 시간을 들이고
월등한 효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국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공부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실제 성적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멘사에 가입한 동기는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어떻게 자기 개발을 하는지 궁금해서다.
이곳에서 깨달은 것은 결국 다른 사람도 나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이고, 그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성공이란 지능지수와 상관없이 남들보다 인내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몫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어
자신을 고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힌다.
그는 또한 “멘사에 들어와서 배운 것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것은 지능지수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폐쇄성 비판과 편견 “억울하다”
그들이 원하던 원치 않던 사람들의 인식 속에 ‘천재’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은 멘사 회원들은
스스로 지능에 대한 약간의 특성이 있을 뿐 결코 천재는 아니라고 강조한다.
회원들은 멘사라는 이유만으로 오히려 불이익을 당할 때가 더 많다고 불평을 쏟아낸다.
그래서 일상에서 회원이라고 밝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멘사 회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멘사? 그렇게 머리가 좋아? 어디 한 번 지켜볼까”라는
심리가 발동하게 된다. 지능지수가 높으면 무엇이든지 만능으로 잘할 것이라는 편견이 부담스럽다고 한다.

또한 일각에서는 멘사를 두고 끼리끼리 모임이다 혹은 잘난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평가하며 폐쇄성을 비판하기도 한다.
이에 대해 멘사 홍보분과장을 맡고 있는 김현 씨는 “가입 기준 때문에 그런 오해를 받고 있지만
멘사는 국제적인 친목단체일 뿐이다. 멘사 회원이라고 해서 모두 일류 대학을 나오고 좋은 회사를 다니는 것은
아니다. 회원들이 대부분 지능적인 약간의 특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거의 모든 면에서 일반인과 전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한다.
멘사에 대한 편견에 대해서는 다른 회원들도 할 말이 많다.
박준혁 회원은 “고등학교 동문회라고 하면 그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임을 두고 폐쇄적이라고 표현하지는 않는다. 멘사도 마찬가지다.
어떤 집단이든지 그 집단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무엇인가가 있기 마련인데 멘사는 지능 테스트가 그것이다.
 이것에 대해 어느 수준이 아니면 못 들어가니까 폐쇄적이라고 할 것이 아니라
비슷한 사람들이 즐겁게 만나는 모임 정도로 인식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힌다.

정규성 회원은 “멘사 회원은 뭘 해도 노력 없이 두뇌로만 결과를 얻는 줄 생각한다.
나름대로 죽을 만큼 노력했는데 정작 돌아오는 것은 ‘너는 원래 머리가 좋으니까 그 정도는 쉽지 뭐’라는 식의 말이다.
두뇌가 좋더라도 노력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노력에 대해 평가절하가 가장 슬프다”고 말하며, 멘사 회원들에 대한 편견을 버려달라고 강조한다.

멘사 회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유독 남들보다 뛰어난 집중력이나 이해력을 발휘 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멘사 회원이 아닌 누구라도 그런 특성은 한 가지씩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박구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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